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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도쿄 카페]원두 볶는 냄새로 찾아간 쿠라마에의 로스터리 카페 : Coffee Wrights 蔵前

by 커피로그 Coffee-log 202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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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쿄 생활 25년의 현지인 시선으로 원두 맛집을 찾아다니는 커피로그입니다.

 

원하는 무드의 공간을 명확히 알고, 그곳을 목적지 삼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SNS나 매거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미지 한 장에 매료되어 '여기는 꼭 내 눈으로 확인하고, 내 호흡으로 머물다 와야겠다'라고 다짐하게 만드는 그건 공간말이죠.

 

오늘 커피로그에 기록할 곳은 바로 그렇게 공들여 찾아간, 도쿄의 한적한 골목길 깊숙이 숨어있는 감각적인 카페입니다.

도쿄 쿠라마에(蔵前)에는 원두에 진심인 카페들이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른바 '도쿄의 브루클린'이나 불리는 이 동네에 직접 가보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지도를 보며 골목길을 걷다가, 제 눈에 들어온 학교 건물이 특히 해 샛길로 빠졌습니다.

학교를 올려다보며 걷는 주택가의 골목길에 진하고 고소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자연스레 익숙한 냄새가 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니 'CW'앞이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었는데, 그 냄새를 따라가니 목적지에 도착하다니... 로스터리 카페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이런 건가 싶어 혼자 웃음이 났습니다.

 

 

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간판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외관
Coffee Wrights 蔵前

 

 

 

거칠고 매트한 질감으로 마감된 화이트 톤의 콘크리트 외벽, 그리고 그 위에 툭 얹어진 듯 시크하게 걸려있는 화이트 스퀘어 사인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하얀 바탕 위에는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붉은색 타이포그래피로 'CW'라는 알파벳이 간결하게 새겨져 있는데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투명한 에디슨 전구 사이로 흘러나오는 은은하고 따뜻한 주황빛이 차가운 벽면에 온기를 채워주고 있더라고요.

 

• Coffee Wrights 蔵前, 어떤 곳인가

Coffee Wrights라는 이름은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농원에서 일하는 사람부터 원두를 구입해 즐기는 사람까지, 커피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Coffee Wrights'의 한 명으로 여기는 철학이 담긴 이름입니다.

 

2017년 11월,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장인 문화)가 활발한 쿠라마에 에 오픈한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1층에는 자체 배전한 원두들이 카운터에 가득 진열되어 있고, 판매 중인 모든 원두는 시음이 가능합니다.

카페 공간은 2층이고, 원두를 200g 이상 구입하면 드링크 한 잔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혜택도 있습니다.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이미 자리를 잡은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는데, 스페셜 커피 씬에서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곳이라 여행 중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 1층 : 원두 볶는 냄새의 진원지 >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1층 공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주문 카운터가 있고, 그 옆으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원두 봉투들이 첫눈에 들어옵니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세계 각국의 산지에서 가져온 원두들이 저마다의 이름표를 달고 줄지어 있습니다.

 

그리고 길을 안내해 준 그 냄새의 진원지, 배전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선하게 볶아낸 원두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앞선 원두 보관법 포스팅에서 다뤘듯, 커피는 로스팅 직후 붜 서서히 산화가 시작됩니다.

로스터리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특별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볶은 지 얼마 안 된 원두를 바로 추출해 마실 수 있으니까요.

 

 

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로스팅기계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원두
Coffee Wrights 蔵前

 

< 원두 선택 : 직원 추천으로 고른 엘살바도르 >

1층입구 주문 카운터 위에 여러 종류의 원두 중 취향껏 골라 주문을 하는 시스템인데요,

종류가 많아서 추천해 주실 것 없냐고 물어보았더니 친절하게 취향부터 파악해 주셨습니다.

"오스스메 아리마쓰까?" (추천해 주실 거 있으세요?)

블랙으로 마시고 싶은지, 우유를 넣은 라떼 종류가 마시고 싶은지 물어보셨고,

저는 블랙으로 따뜻하게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묵직한 게 좋은지, 후르티 한 게 좋은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어요.

 

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원두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내부
Coffee Wrights 蔵前

원두를 고르는데 고민이 된다면 시음도 가능했지만, 저는 흔히 접해 보지 못 한 엘살바도르산 원두를 골랐습니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커피 산지로서의 인지도가 에티오피아난 콜롬비아보다 낮지만, 스페셜티 커피 씬에서는 독특한 개성으로 주목받는 산지입니다.

해발 1,200 ⁓ 1,800m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며, 버번 (Bourbon) 품종을 많이 사용합니다.

부드러운 산미와 과일향, 그리고 캐러멜 계열의 달콤한 여운이 특징입니다.

 

앞선 산지 포스팅에서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 케냐 등을 다뤘는데 엘살바도르는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느낌입니다.

산미는 에티오피아보다 부드럽고, 바디감은 콜롬비아와 비슷한 수준, 하지만 과일향의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 한 모금 : 블랙 핸드드립의 맛 >

1층에서 주문을 하면 핸드드립으로 정성껏 내려 2층 자리까지 가져다주는데, 기다리는 동안 한적한 골목길을 내려다보니,

핸드폰을 한 손에 쥐고 길을 찾는 외국인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 핸드드립커피Coffee Wrights 蔵前 (コーヒーライツ蔵前)핸드드립커피
Coffee Wrights 蔵前

 

첫 모금을 마시기 전에 꽃향과 복숭아를 닮은 과일향이 올라왔습니다.

한 모금 마셨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밝고 산뜻한 산미였습니다.

시다기보다는 상큼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느낌, 레몬보다는 살구나 복숭아에 가가운 과일향 산미가 혀끝에서 퍼졌습니다.

 

중반부에는 산미가 자연스럽게 가라앉으면서 부드러운 단맛이 올라왔습니다.

캐러멜처럼 달지 않고, 잘 익은 과일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단맛이었습니다.

 

여운은 길고 깨끗했으며, 커피를 다 마신 뒤에도 입안에 과일향의 잔상이 한동안 남았습니다.

핸드드립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 잔이었습니다.

이 과일향과 산미는 라이트 로스팅 특유의 것으로, 에스프레소나 다크 로스팅으로 마셨다면 전혀 다른 경험이 됐을 겁니다.

직원분이 핸드드립으로 마시는 걸 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 제가 마신 엘살바도르산 원두에 대한 정보 >

  • 생산지 : 엘살바도르 산타아나, 메타판 (Metapan, SantaAna, El Salvador)
  • 농장 / 생산자 : 핀카 라 엔카타나 (Finca La Encantada) / 피아게로 아 산도발 형제
  • 품종 : 파카마라 (Pacamara)
  • 가공 방식 : 워시드 (Washde)
  • 재배 고도 : 1,850m
  • 로스팅 단계 : 라이트 (Light / 약배전)
  • 2025년 3월에 엘살바도르를 직접 방문해 현지에서 직접 매입해 온 로트(Lot)로, 일본 내에서는 CW에서만 독점으로 선보이는 원두이며, 농장주인 피게로아 산도발 형제는 부친의 이름을 딴 재단법인을 설립해 메타판 산악지대의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근처의 땅을 매입해 자연과 지역 전통문화를 존중하며 커피를 재배합니다.
  • 품종의 특징 : '파카마라'는 엘살바도르 태생의 품종입니다. 키우시 쉽고 수확량이 많은 '파카스'와 알이 굵고 컵 퀄리티(맛)가 뛰어난 '마라고지페'의 장점만을 이어받았습니다. 엘살바도르 COE( Cup of Excellence) 대회에서도 파카마라 품종이 여전히 수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 2층 카페 공간 >

2층 공간은 생각조다 여유로웠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쿠라마에의 조용한 골목이 내려다보였습니다.

관광지 느낌보다는 동네 카페의 분위기가 더 강했습니다.

오픈 직후라 그런지 비교적 여유로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 손님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채워졌습니다.

제가 가게를 나왔을 때는 가게 앞 의자에도 손님들이 앉아있었습니다.

 

< Coffee Wrights 蔵前 방문 정보 >

  • 주소 : 東京都台東区蔵前 4-20-2
  • 가는 방법 : 토에이 오오에도선, 아사쿠사선 쿠라마에 역 도보 약 5분
  • 영업시간 : 11:00 ⁓ 18:00 (요일별 상이, 방문 전 확인 권장)
  • 원두 구매 : 200g 이상 구입 시 드링크 1잔 서비스

원두에 진심인 로스터리 카페를 찾는다면, 쿠라마에 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입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직원에게 취향을 솔직하게 말하고 추전을 받아보세요.

블랙 핸드드립으로 마셨을 때 그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

 

https://coffee-wrights.jp/

 

 

쿠라마에에 오면 꼭 들러보세요

쿠라마에는 도쿄에서 커피를 진지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동네입니다.

관광지와 가까우면서도 동네 특유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Coffee Wrights는 그 쿠라마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카페였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원두 하나하나에 진심이고, 공간 곳곳에서 커피에 대한 철학이 느껴지는 곳.

원두 볶는 냄새가 길 안내를 해준 것처럼, 한 번 가면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다음 쿠라마에 방문 때는 다른 산지의 원두로 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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