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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도쿄 카페]키요스미시라카와 'ARiSE Coffee Roasters' : 17종의 원두와 오너의 1:10 황금 레시피가 있는 곳

by 커피로그 Coffee-log 2026.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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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쿄 생활 25년 차의 도쿄 카페 산책, 다섯 번째 이야기로 찾아온 커피로그입니다.

 

지난번 도쿄 카페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옛 창고를 개조한 압도적인 공간감과 친절한 접객이 돋보였던  'iki Roastery & Eatery' 방문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거대하고 힙한 창고형 카페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하지만 키요스미시라카와(清澄白河)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진짜 로컬의 강자,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 어라이즈 커피 로스터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블루보틀이 일본 1호점을 낸 이후, 키요스미시라카와는 도쿄 스페셜티 커피의 성지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이전부터 이 동네를 지켜온 카페가 있습니다. 블루보틀이 오기도 전인 2013년부터 이 거리에 뿌리를 내린 자가배전 로스터리,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입니다. 블루보틀과 걸어서 1분거리에 위치합니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온 대형 매장들 사이에서, 오직 커피의 맛과 사람 냄새나는 접객으로 이 동네의 커피 문화를 이끌어온 이곳.

오너와의 유쾌한 대화 속에서 제 취향에 딱 맞는 커피를 만나고 온 그날의 기록과 키요스미시라카와 커피 씬의 진짜 선구자를 드디어 만나고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외관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

 

< ARiSE Coffee Roasters, 어떤 곳인가 >

ARiSE의 오너 하야시 다이키 (林大樹)씨는 단순한 카페 사장이 아닙니다. 고베의 노포 커피 전문점 야마시타 커피(山下コーヒー)에서 무려 10년간 배전을 담당하고, 이후 키요스미시라카와의 또 다른 유명 로스터리 'The Cream of the Crop Coffee' 창업에도 참여한 실력파입니다. 그가 2013년에 독립해 연 곳이 바로 ARiSE입니다.

 

키요스미가든 근처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ARiSE Coffee Roasters'는 얼핏 보면 카페라기보다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의 작업실이나 작은 소품샵처럼 보입니다. 단 3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 내부에는 거대한 로스팅 머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벽면과 천장에는 오너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스케이트보드 데크, 이국적인 민속 가면, 아기자기한 피규어들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습니다.

 

큰 창고형 카페들이 주는 웅장한 개방감은 없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포근함과 "이곳은 진짜다"라는 로스터리 특유의 내공이 공기 가득 퍼지는 원두 향과 함께 전해집니다. 테이크아웃을 중심으로 하는 작은 매장임에도 끊임없이 로컬 주민들과 전 세계의 커피 덕후들이 문턱을 넘나드는 이유를 공간 자체가 증명하고 있더군요. 

 

가게 안에 자리 잡은 10kg 배전기는 후 지로야루(フジローヤル) 브랜드의 반열풍식 배전기로, 후지 커피 기계 회장의 개인 소장품을 특별히 양도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배전기 하나에도 이미 범상치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ARiSE의 가장 큰 특징은 아시아 원두에 대한 남다른 철학입니다.

도미니카, 미얀마, 베트남 등 스페셜티 커피 씬에서 아직 주목받지 못한 아시아 산지의 원두를 독자적인 루트로 직접 수입합니다. "아시아 커피는 아직 과소평가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남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이 진행되면서 파나마나 에티오피아에 필적하는 원두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하야시 씨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이 가게를 찾아오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카페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희귀 원두와의 만남입니다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배부&amp;#44; 배전기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내부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내부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오너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 오너

 

< 원두 선택 : 17종의 원두 라인업, 그리고 오너가 건넨 최고의 제안 >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려는데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았습니다. 그날 준비된 원두만 해도 17종류.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그리고 ARiSE 특유의 아시아 산지 원두들까지.

 

이곳의 진가는 바로 오너인 하야시(Hayashi)씨와의 소통에서 나옵니다. 원두를 고민하는 제게 특유의 밝고 친근한 미소로 말을 건네오셨고, 저는 오늘 날씨와 기분에 맞춰 "조금 가볍고 산뜻하게 마시고 싶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너는 17 까시나 되는 쟁쟁한 선택지 중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콜롬비아(Colombia)' 원두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드립 오버 아이스)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앞선 산지 포스팅에서 다뤘듯 콜롬비아 원두는 산미와 단맛, 바디감이 균형 잡혀 있어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다가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스로 마실 때 산미가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도 과일향이 살아있는 특성이 여름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특히 잘 맞는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17종류 중에서 손님의 아주 미세한 취향을 직관적으로 캐치해 내는 내공에 마시기 전부터 신뢰감이 확 상승했습니다.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콜롬비아 원두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콜롬비아 원두

 

< 1:10의 법칙 : ARiSE 만의 독특한 추출 레시피 >

주문을 마치고 하야시 씨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가볍게 커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곳만의 독특한 추출 비율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ARiSE에서는 커피 원두와 물의 비율을 약 1:10 정도로 잡고 진하게 에센스를 뽑아내듯 추출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핸드드립이나 푸어 오버 레시피가 1:15에서 1:16 정도의 비율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물의 양을 상당히 적게 잡고 원두가 가진 맛 성분의 가장 맛있는 앞부분만 진하게 추출해 내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내린 진한 커피 원액을 얼음이 가득 담긴 잔에 부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완성해 주시는데,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신기하게도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갑니다.

 

< 콜롬비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 평가 >

한 모금 머금자마자 오너가 왜 이 원두를 추천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습니다. 첫 모금은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콜롬비아 원두 특유의 부드러운 단맛의 여운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기분 좋은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가 입안을 가볍고 산뜻하게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중반부에는 캐러멜을 닮은 달콤한 뉘앙스가 올라옵니다. 쓴맛은 뒤로 물러서 있고, 과일향과 단맛이 앞에 서 있는 인상입니다. 여름 더위에 한 모금 마셨을 때 "아, 이거다"라는 느낌이 드는 커피였습니다.

 

마실수록 얼음이 녹으면서 농도가 변하는데, 그 변화가 일방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시는 내내 어느 타이밍이든 맛있는 한 잔이었습니다.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아이스 아메리카노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아이스 아메리카노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コーヒーロースタ―ズ)아이스 아메리카노

 

 

< 현금만 가능 : 미리 알고 가세요 >

한 가지 중요한 정보를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ARiSE Coffee Roasters는 현금만 가능합니다.

 

카드나 페이 결제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도쿄에서도 캐시리스가 빠르게 정착되어 있는 만큼,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방문 전에 반드시 현금을 챙겨가세요. 근처에 편의점 ATM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 ARiSE Coffee Roasters 방문 정보 >

  • 주소 : 도쿄 코토쿠 히라노 1-13-8 東京都江東区平野1-13-8
  • 가는 방법 : 도쿄 메트로 한조몬 선 • 토에이 오에도선 키요스미시라카와역 A3출구 도보 6분
  • 영업시간 : 10:00~18:00
  • 정기 휴무 : 월요일
  • 결제 : 현금만 가능 ← 중요!

https://arisecoffee.jp/

 

ARISE COFFEE ROASTERS

江戸、清澄白河のコーヒーロースター。自家焙煎のおいしいコーヒーをご用意しています。

arisecoffee.jp

 

 

<< 내 돈 내산 솔직 후기 >>

'ARiSE Coffee Roasters'는 대형화되고 상업화되어 가는 키요스미시라카와에서 '스페셜티 커피 거리'의 초창기 순수함과 로컬의 매력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17가지 원두 중에서 손님의 취향을 정밀하게 타격해 내는 오너의 안목, 그리고 1:10이라는 과감한 추출 비율로 뽑아내는 깔끔한 커피 맛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지난 iki 1호점 방문 때 느꼈던 접객의 아쉬움과는 대조적으로, 손님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반겨주는 하야시 씨의 유쾌한 에너지가 커피 맛을 몇 배는 더 맛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만 방문 시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매장이 아주 협소해서 내부에서 느긋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테이크아웃을 하거나 매장 앞 작은 벤치에서 서서 마시는 감성을 즐겨야 합니다. 저는 평일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매장 안에서 오너와의 스몰 토크가 가능했습니다. 커피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으신 분은 이른 시간대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형 카페의 화려함 대신, 진짜 도쿄 로컬 로스터의 장인 정신과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대화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 손에 ARiSE의 산뜻한 아이스커피를 들고 고즈넉한 키요스미 정원을 산책하는 코스, 도쿄 생활자로서 적극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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